라 리가 : 지루하고 별로 치열하지 않고… 근데, 잠깐만?

시드 로, 월요일, 1, Oct, 2018.

7주가 막 지난 지금, 스페인에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도 없고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도 없다. 이번 시즌은 별 볼일 없다기 보다는, 마침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걸까? 

Lionel Messi during Barcelona’s home draw with Athletic. Photograph: Soccrates Images/Getty Images

일요일 오후, 선두 바르셀로나는 15위에 위치한 빌바오 아틀레틱과의 홈 경기에서 겨우 1대1 무승부를 이뤄냈다. 세 경기째 무승이자 6일 동안 (세 경기에서) 잃어버린 7점번째 승점이다. 토요일 밤, 레알 마드리드는 두 경기째 무득점을 기록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0대0으로 비겼다. 그들이 지난 네 경기에서 한 번 밖에 이기지 못하는 사이 같은 도시를 연고로 둔 라이벌은 여섯 시즌 연속 무패 기록을 남긴 채 (레알 마드리드 홈 경기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떠났다. 일곱 경기 중 승리는 3번 뿐이었지만 말이다. 그 경기들이 벌어지는 와중에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넣은 세 골을 비롯해 열흘 사이 (네 경기에서) 17골을 몰아친 세비야는 에이바르를 꺾고 3위로 올라섰다. 그 전까지 세비야는 앞선 세 경기에서 승리가 없었으며(1무2패) 승점 1점 만을 따냈다. 심지어 한 골도 넣지 못했었다.

일요일 저녁,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에게는 자신들보다 16배나 더 큰 예산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와 공동 선두로 올라설 기회가 있었다. 이건 단순히 시즌 초반의 이변이 아니었다. 31주 전 아벨라르도 페르난데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그들보다 더 많은 승점을 기록한 건 오직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뿐이다. 알라베스는 5경기째 무승을 기록해 강등권으로 미끄러진 레반테만 꺾으면 됐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 이바이 고메스의 멋진 딜리버리를 루벤 소브리노가 헤더로 연결해 1대0으로 앞서나갔으나 2대1로 패했다. 루벤 로치나 감독이 이끄는 레반테는 전반 종료 전 제이슨과 토노 가르시아가 두 골을 넣었다. 아벨라르도는 “그들이 우리보다 나았다”고 말했다. “승리를 따내기 매우 어려웠다.”

그 뿐만이 아니다. 레반테의 이웃이자 지난 시즌 우승 도전자였으나 경기 시작 전까지 강등권에 승점 고작 1점 앞서있던 발렌시아는 (골키퍼) 네투의 페널티킥 선방 뒤에야 시즌 첫 승을 따낼 수 있었다. 해안선 위쪽에서는, 비야레알이 리그 내에서 예산이 가장 작은 레알 바야돌리드에게 패했다. (CD 레가네스의) 유세프 엔 네시리가 어찌된 일인지 4야드 앞에서 공을 골문 위로 차버려 올 시즌 최악의 미스를 기록하고 (같은 팀 골키퍼) 피추 쿠엘라르가 호아킨의 헤더를 쳐내 아마도 올 시즌 최고의 세이브를 선보인 경기에서 레알 베티스는 82.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89분에서야 터진 교체 선수 로렌 모론의 골 덕분에 최하위인 레가네스를 간신히 물리쳤다. 바로 4일 전에 바르셀로나를 꺾었던 그 레가네스 말이다.

그러나, 알겠지만, 라 리가는 지루하고 별로 치열하지 않다.

비야레알은 이번 시즌 홈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바야돌리드의 경우, 원정에서 아직 패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2부리그에서) 승격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동안 그들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200만유로를 썼으며, 지금은 유럽대회 진출권 순위(6위)와 승점 2점차다. 레알 소시에다드와 빌바오 아틀레틱, 발렌시아는 각각 13위, 14위, 15위다. 상위 4개팀은 익숙하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최하위 세 팀도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라요 바예카노, 우에스카, 레가네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역대 그 어느 시즌과도 다르다. 다른 기록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득점 선두권인 안드레 실바(7골)과 크리스티안 스투아니(6골)은 각각 세비야와 지로나 소속이다.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한 선수(아이사 만디)는 베티스에서 뛰고 있고, 크로스 성공률이 가장 높은 선수(조나단 실바)는 라그네스에 있으며 메시와 공동 선두이긴 하지만 (최하위인) 알라베스의 조니보다 더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모든 시즌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는 게 큰 문제였던 적은 없었다. 지난 14년 동안 그 두 팀 빼고 다른 팀이 우승한 게 겨우 한 번뿐이라는 게 꼭 좋은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문제는 그들이 리그 우승을 너무 쉽게 하고, 사실상 모든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것이었다. 그건 이미 깨졌다. 4년 전, 한 신문은 이번 세기 “가장 별 볼일 없는(cheap)” 리그라고 선언했다. 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위 팀이 1995-96 시즌 이래 가장 낮은 승점 15점을 획득했다는 이유에서다. 그 해 가을, 한 아틀레티코 선수는 “승점 100점 우승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으나 사실 그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게 바로 그들이 거의 불가능했던 우승을 이뤄낸 이유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4년이 지난 지금, 바르셀로나는 승점 14점으로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스페인 스포츠신문 ‘스포르트’는 커버에 “1위팀들은 모두를 화나게 한다”고 표현했다.

7주가 지났을 뿐이지만, 스페인의 어떤 팀도 승리가 없거나 무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선두와 최하위팀의 격차는 승점 10점이다. 잉글랜드에서는 17점이다. 상위 3개 팀이 잃어버린 승점은 모두 합해 23점이며 잉글랜드는 8점이다. 4위까지로 범위를 넓혀보면 스페인에서는 31점, 잉글랜드에서는 14점이다. 프리미어리그 상위 3개팀은 총 승점 53점을 획득했고 스페인 3개팀은 이보다 12점 낮다.

(이 추세대로) 시즌 전체 승점을 추산해보면 바르셀로나는 73점으로 우승할 것이다. 2000년 데포르티보 라코루냐 이후 누구도 이보다 더 적은 승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사례를 찾으려면 마드리드가 승점 76점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불가해하고 터무니없는 우승을 차지한 2006-07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그 이후 우승팀은 87, 99, 96, 100, 100, 90, 94, 91, 93, 93점을 획득했다.

물론 (이번 시즌을) “별 볼일 없다”고 볼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부진에 초점이 모아질 것이다. 아틀레티코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시도해 보려다가 원래 하던대로가 더 나았다는 사실을 깨닫곤 하는, 이제는 익숙한 얼리 시즌 여정 때문으로 보인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이는 (주요) 네 개 신문은 물론 TV와 라디오 역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전념하는 언론 커버리지의 산물이자, 60%의 팬이 그 두 팀을 응원하는 국가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현실이기도 하다.

(FC 바르셀로나 감독)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는 “모든 패배는 지진”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이번에도 역시 그런 식이다.

시즌 초반 레알 마드리드는 인상적이었고, 로마와의 경기에서 환상적이었다. 특히 축구 (수준)도 이전보다 나았다. “호날두가 누구?“라는 성급한 이야기가 있었고, 카림 벤제마가 넘버 나인으로 돌아왔으나 효율은 급전직하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두 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지 못한 사례를 찾기 위해서는 7년 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에스파뇰, 헤타페, 우에스카, 지로나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현재의 프리즘으로 되돌아 볼 때 (최악의 상태였던) 피치를 감안하더라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바르셀로나가 레알 소시에다드를 상대로 거둔 2대1 승리나 바야돌리드에게 따낸 1대0 승리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 훌렌 로페테기는 자신의 팀이 이번주 아틀레티코와의 경기를 지배했다고 말했고, 후반전의 경우 이 말은 사실이었으나 정작 (득점) 기회는 별로 없었다. 한편 카탈루냐에서는 “위기”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발베르데는 “우연”에 대해 말했다. 한 번은 그럴 수도 있고, 두 번째도 어쩌면 그렇지만 세번째는? 직설적으로 말해 바르셀로나는 좋지 않았다.

그러나 별 볼일 없다(cheap)는 게 하나의 표현이긴 하지만 치열하다(competitive)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보다 더 꼭 맞는 게 있을까? 라 리가가 양강구도(two-horse race)인 경향은 있지만, 물론 (아틀레티코 감독) 시메오네가 스페인으로 돌아온 이후로는 3강 경쟁이 됐지만, 그건 나머지 팀들이 당나귀(donkeys)여서가 아니었다. 스페인 팀들은 지난 10개의 유럽 타이틀 중 9개를 따냈고, 유럽축구 두 대회(챔피언스리그, UEFA컵)에서 서로 다른 4개 우승팀을 배출했다. 클럽 랭킹 탑 6 중에 라 리가 팀이 네 개다. 비야레알과 셀타비고는 지난 3년 간 유럽 대회 준결승 진출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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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ho of Real Madrid during the derby. Photograph: Soccrates Images/Getty Images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강력하게 시행되고 종종 저항을 불렀던 경제적 통제는 안정성을 가져오는 데 기여했다. 상위 2개 리그에서 (구단의) 법정관리와 파산은 거의 사라졌고, 축구 구단들이 주 정부에 진 부채는 5년 전 총 6억유로에서 다음해 목표치인 5000만유로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상환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리그 집행부가 밀어붙였고, 법에도 명시된 덕분에 이제는 TV 중계권도 공동으로 협상하고, 공동으로 분배된다. 선두권과 하위권 팀의 수익은 극명한 격차 없이  골고루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스페인 클럽들은 9억유로 가까운 돈을 썼다.

격차는 아직 어마어마하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격차도 엄청나다. 쇠락하는 것에 대한 공포는 실제로 존재하며, 스페인 “다른” (중소형) 클럽들의 재정적 능력은 여전히 미미하다. 모두 합해 스페인 클럽들이 9억유로를 썼을지는 몰라도 순 지출을 보면 1억유로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의 (선수) 판매는, 물론 잉글랜드로 향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위협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선부 판매가 라 리가를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주중 경기에서 모두 패한 건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불균형의 지표로 샐러리 캡을 활용해보면, 바르셀로나(€632.9m), 레알 마드리드(€566.5m), 심지어 아틀레티코(€293m)나 발렌시아(€164.6m)와 세비야(€162,7m)는 라요(€38m)나 우에스카(€29.3m)나 바야돌리드(€23.8m)는 고사하더라도 베티스(€97.1m), 알라베스 (€39.1m), 그리고 에스파뇰((€56.7m)보다 훨씬 앞서있다.

레가네스는 최하위다. 감독 마우리치오 펠레그리노는 “보든 게 더 평등해졌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상황들이 된다면 정상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최하위인 우리가 선두를 꺾었다. 그건 좋은 소식이다.”

현실주의는 이게 얼마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시즌이 끝날 때에는 똑같은 (상위권) 팀들이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승팀이) 승점 80점을 따내는 리그가 되려면 몇 점이 되어야 하는지 계산해가며 추정할 필요도 없다고, 그들은 곧 속도를 높여 그 숫자들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낙관주의는 그래도 최소한 이번은 조금 달라보인다고 말한다. 계속되지 않겠지만 그럴 수 있을 때까지는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최소한 그들이 우승으로 가는 여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로페테기 감독은 “모든 경기가 (노력 끝의) 획득(conquest)”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원래 그래야 맞긴 하다.

원문 : La Liga: boring, uncompetitive and all that. Hang on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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